‘노량 출정식’ 고하던 날… 하늘에서 큰 별이 떨어졌다
[토요기획]잊혀진 전쟁 ‘정유재란’<21> 21화: 이순신의 노량해전
1598년 11월 18일 삼경(三更·밤 11시∼새벽 1시), 이순신은 광양만 바다의 대장선에서 조용히 무릎을 꿇고 앉아 하늘에 빌었다. “오늘 진실로 죽기로 결심했사오니 하늘은 반드시 왜적을 섬멸시켜 주시기를 원하나이다.”(‘연려실기술’) 이순신은 평소 “나는 적이 물러가는 그날에 죽는다면 아무런 유감도 없다”고 말했다.(유형의 ‘行狀’) 바로 그날이 다가왔음을 이순신은 직감했다. 사실이 그랬다. 그해 두 달(9∼10월)에 걸친 왜교성(순천왜성) 전투 후 일본으로 도망치려는 왜군을 섬멸하는 것이 이순신에게 남은 마지막 복수의 기회였다. 조명(朝明) 연합군은 철군 명령을 받은 조선 주둔 왜군들을 응징하기 위해 사로병진(四路竝進·네 개 방면에서 동시 진군) 전략을 펼쳤으나 동로군(東路軍)과 중로군(中路軍)은 모두 실패했다. 마지막 남은 서로군(西路軍·총사령관 유정)과 수로군(水路軍·총사령관 진린)의 왜교성(고니시 유키나가 군) 합동 공략마저 지리멸렬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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