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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재란’ 420년전의 교훈

‘정유재란’ 420년전의 교훈

420년 전, 조선의 강토는 붉은 피로 물들었다. “명을 칠 테니 길을 내라(征明假道)” 했던 왜적의 임진년 1차 침공에 이은 2차 침략이었다. 남쪽 4도를 노린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야욕은 하늘을 찔렀다. 백성들은 귀를 잘리고 코를 베였다. 코 베는 왜적의 잔인무도함에 민초들은 치를 떨었다.

1597년 발발한 정유재란은 동아시아 3국이 싸운 당시로는 드문 국제 전쟁이다. 조-명 연합군과 왜군이 일진일퇴 혈투를 벌였다. 조선 민초와 병사들만 희생한 것이 아니다. 이국의 들판과 바다에서 명나라와 왜의 무명 병사들이 속절없이 스러져 갔다.

60년을 한 주기로 치는 갑(甲)이 일곱 번이나 반복된 7주갑(周甲)을 맞았건만 정유재란은 여전히 ‘잊혀진 전쟁’이다. 가르치지도 않고 배우려고도 하지 않는다. 시간이 더 흐르면 관련 기록과 자료도 멸실될 것이다. 전적지 중 상당수는 개발의 삽질로 훼손됐다. 조선 수군이 탈환해 진지를 구축했던 순천왜성 앞 장도(獐島)가 대표적인 사례다.

더 늦기 전에 남해안 일대에 산재해 있는 전적지를 보존하고 재조명하는 데 정부와 광역·기초자치단체들의 적극적 관심이 요망된다. 정유재란의 현장들은 한중일의 미래세대가 비극의 역사에서 교훈을 배우고 평화와 선린을 실천하는 메카가 될 것이다.

2017년 현재, 한반도는 여전히 분쟁의 중심점에 놓여 있다. 동아일보는 ‘비극의 역사’이자 ‘숨겨진 역사’로 남은 정유재란을 재조명하는 장기 연재를 시작한다. 420년 전의 역사에서 한중일 3국의 문제를 풀어갈 교훈과 지혜를 찾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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